물샐때 세면대 트랩 스스로 교체하기

갑자기 필자의 집에 세면대 밑에서 물이 콸콸 샌다. 물이 조금씩 새는 징조라도 있었다면 미리 대비 했을 텐데 갑자기 많은 양의 물이 새니 당황스럽다. 갑자기 집안이 온통 어수선한 듯하다. 세면대 밑에 물이 지나가는 장치를 트랩이라고 부른다. 필자는 처음 듣는 소리다. 여튼 세면대 물이 샌다.





세면대 트랩의 종류도 다양하다. I트랩, P트랩, S트랩 등 생긴 모양대로 부르나 보다. 어쨌든 무작정 세면대 트랩을 교체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우리 집은 I트랩이었다. 아래 사진은 수리가 완성된 후의 모습이다.



세면대 트랩모양이 I자가 아니라 설치하고 보니까 T모양이다. 어찌 되었든 명칭은 관계없다. 바지에 물이 튀어서 바지가 젖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고쳐야 산다.



세면대에 물이 새는 원인은 빨간색으로 동그라미 친 부분이 문제의 원인이었다. 파킹이 내려앉아 물이 새는 공간을 내어 주고 있었다. 어디서부터 무얼 손대야 할지 모르겠다. 저 틈을 실리콘으로 메워볼까? 그런데 실리콘도 사야하고 또한 실리콘으로 메웠을 때 완벽하게 될지도 잘 몰라서 괜히 헛된 비용만 지불할 것 같아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기 위해 모두 분해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분해하는데 장비가 필요했다. 원숭이도 사용할 수 있다는 몽키스페너가 필요한 걸까? 아니면 다른 것이 필요한 걸까? 고민 끝에 집에 있는 공구함을 열어보니 쓸 만한 도구를 발견했다. 공구함에 하나쯤은 있는 도구다.
분해해 보니 세면대 바로 밑 부분에 들어가는 세면대트랩 상단이 녹이 슬어 일부가 닳아 없어졌다. 실리콘으로 때웠다면 그저 임시방편이었을 것이 뻔하다. 하지만 집에 실리콘이 있었다면 때웠을 지도 모른다.



인터넷 폭풍검색에 들어갔다. 유투브도 몽땅 뒤졌다. 유투브엔 저것이 안 나온다. 내가 못 찾았을 수도 있다. 어느 블로그에 세면대 물샐 때 고친 분이 글을 올린 것이 보였다. 고맙다고 댓글은 달고 왔는데 지금 찾아보니 못 찾겠다. 인터넷으로 주문하여 신청하니 4일 만에 왔다. 조금 오래 걸린 듯하다. 그래도 배송비 포함 8,500원이다.





마켓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큰 차이는 없는 듯하다. 수리해 달라고 사람 부르면 재료비에 인건비가 들어간다. 아마 인건비가 더 비쌀 것이다.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수 있다.



뜯어보니 저렇게 생겼다. 부속품이 특별하지 않다. 뭔가 쉽게 일이 풀릴 것 이라고 생각된다. 곧바로 같이 동보 되어 온 설명서를 보았다.

트랩 맨 위에 있는 캡이다. 이것을 빼내야 물마개가 보인다. 이 부분에서 물마개 청소하는 방법이 설명 되어져 있다. 설명서대로 물마개를 분리해보고 다시 끼워보고 연습해 보았다. 돌려서 빼고 다시 넣고 돌려서 고정시킨다.



아니 그런데 이것은 뭔가? 설명서에서 설치하는 방법은 1번부터 3번까지 그림이 단 3개뿐이다. 뭔가 불길하다. 파킹만 해도 몇 개나 되는데 어디에 사용되는지 잘 모르겠다.



파킹을 여기에도 끼워보고 저기에도 끼워보면서 세면대에 설치하기 전에 미리 완성해보았다. 디자인이 예쁘다. 욕조가 하얀색이 많아 잘 어울릴 듯하다. 주름관도 흰색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좀 아쉽다. 저 주름관은 주름만 있지 주름관의 기본기능인 줄어들거나 늘어나는 기능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수축 및 확장기능만 있었어도 덜 고생했을 텐데 그 부분도 아쉽다. 그런저런 기능이 있었다면 단가가 비쌌을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몸통 윗부분도 해체하고 끼워져 있던 검정색 파킹 2개도 뺀 후 세면대로 돌진했다.



파킹을 분리한 상태에서 흰 기둥을 위에서 아래로 세면대에 끼운다.



2개의 파킹을 그림과 같이 밑에서 위로 끼운다. 위가 패킹이고 밑에 있는 얇은 것은 와셔라고 불린다. 그리고 흰 몸체를 밑에서 위로 끼워준다. 손으로 돌려주면 된다. 풀 때와는 달리 설치할 때는 장비가 필요 없어서 좋다. 이 부분은 두 손으로 작업해야 해서 사진이 없다.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고 다하니 손이 모자라서 어쩔 수 없었다.



기둥설치를 완료했다면 이제 주름 관을 연결할 차례이다. 위의 사진처럼 파킹을 먼저 끼우고 슬립너트를 꽉 조여 준다.



그러면 그렇지 뭐하나 쉽게 되는 것이 없다. 주름관이 너무 길어서 구멍에 끼울 수가 없다. 현재 주름관 끝이 벽에 닿은 상태이다. 그래서 주름관이 늘었다 줄었다 했어야 했다. 결론은 저 구멍에 들어 갈수 있도록 딱 맞게 잘라내야 한다.



벽에 있는 구멍의 깊이가 3cm이고 트랩구멍의 깊이가 2cm, 그리고 벽과 트랩사이를 모두 계산해 보니 주름관의 길이는 20cm만 필요했다. 그런데 주름관의 길이는 10cm정도 더 커보였다.



저 쇠톱과 줄자는 집에 있었다. 최소한 남자는 저 정도는 집에 구비되어 있어야 한다. 참고로 나무톱이나 다른 장비는 없다. 어쨌든 톱질을 하는데 이게 쉽지 않다. 잘 안 썰어 진다. 그래도 썰어본다. 힘주어 썰어야 한다. 언젠간 썰린다. 썰다가 어느 순간 손으로 힘주어 부러트렸다. 계속 썰다가는 팔이 떨어져 나갈 것 같았다.



이제 완성된 주름 관을 이런 식으로 벽과 트랩에 연결하면 끝이다.



바로 이렇게 완성되었다. 하지만 흰 트랩 기둥이 내려온 상태에서 주름 관을 벽과 트랩구멍에 끼울 수가 없다. 트랩기둥이 유연해서 주름 관을 구멍에 끼우기 좋게 뒤로 조금 물러서 준다면 좋겠는데 절대 유연하지가 않다. 이걸 물러서게 하면 부러질 것이다. 또 난관에 부딪혔다.



순서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이 순서대로 해야 주름관의 길이를 확실히 잴 수 있으니 나름 순서는 정확하다고 자부한다. 남들이 아니라고 하면 할 수 없다. 난 나대로 밀고 간다.
여기서 어찌해야 할까? 방법은 주름 관을 먼저 끼우고 난 뒤 기둥을 돌려서 끼우는 것이다.
참고로 벽에 있는 흰 소켓커버는 꾹 누르면 딸깍 하고 벽에 찰싹 달라붙는다. 깔끔하게 정리된다.



이 부분은 트랩 몸통의 밑 부분이다. 돌려서 빼면 되는데 이물질을 청소할 경우 저렇게 빼면 청소하기도 쉽다. 세면대가 막혀 가끔 물이 안내려 갈 때가 많았는데 이번에 구매한 트랩은 여러모로 편리하다. 가성비가 최고다.



기존의 I트랩은 주변의 색상이 흰색인데 트랩부분만 차가운 금속성의 색상이었다. 이번에 디자인이 좋아 보이는 I트랩을 설치했더니 욕실이 너무 환해지고 흰색으로 조화가 잘 이루어진 것 같다. 만원의 행복이었다. 디자인이나 색상이 마음에 든다. 가족 모두가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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